Q.T
[찬양] 보내소서
[말씀] 이사야 6:1-13
[묵상]
오늘 본문은 이사야가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대면하고, 시대의 어둠 속에서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는 '소명'의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사야가 환상 중에 하나님의 보좌를 목격한 때는 오랫동안 유다를 번영으로 이끌었던 '웃시야 왕이 죽던 해'였습니다. 나라의 버팀목이던 왕이 죽고 온 백성이 큰 불안과 절망에 빠져 있을 때, 하나님은 이사야의 눈을 열어 하늘 보좌에 앉아 계신 '진짜 왕'을 보게 하십니다. 성전에 가득한 주님의 영광과 스랍들의 거룩한 찬양 앞에서, 이사야는 자신의 철저한 죄인 됨을 깨닫고 절규합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은 제단 숯불로 그의 입술을 정하게 하시고 죄를 사해주시는 놀라운 은혜를 베푸십니다.
하나님의 압도적인 영광을 대면하고 죄 사함의 은혜를 체험한 이사야에게, 하나님의 탄식 섞인 음성이 들려옵니다(8절).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이사야는 자신을 살리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너무나 컸기에, 망설임 없이 즉각적으로 자원합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 선지자에게 주신 사명은 참으로 역설적이고 무거웠습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이 아무리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아무리 보아도 알지 못하게 하라며, 그들의 마음을 둔하게 하고 귀를 막히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10절). 이미 죄와 탐욕으로 완악해진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면, 그들은 회개하기보다 오히려 거부하고 반발하며 더 완고해질 것입니다. 결국 이사야의 사명은 그들의 완악함을 고스란히 폭로하여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정당한지를 입증하는 슬프고 외로운 길이었습니다.
이어 본문 13절은 유다 땅이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듯 철저한 황폐함과 심판을 겪게 될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고 소망을 선포하십니다. 다 무너지는 심판의 한복판에서도, 하나님이 남겨두신 그루터기를 통해 새 역사를 시작하겠다는 소망의 씨앗을, 이사야의 사명에 심어두신 것입니다.
오늘 이 말씀은 이사야를 넘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부르신 주님의 부르심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에게 십자가의 보혈로 죄 사함의 은혜를 베푸시고, 거룩한 주님의 영광을 보게 하시며 자녀 삼아주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우리를 이 어두운 시대 속에 '거룩한 그루터기'로 세우기 위함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저마다 자기가 기준이 되어 살아가는 절망적인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공의를 나타낼 소망의 통로로 우리를 먼저 부르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주신 사명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내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가정과 일터에서, 그리고 몸된 교회에서 거룩한 그루터기로 살아갑시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원망하고 탐욕을 쫓는 삶이 아니라, 무너진 자리에 예배를 세우고, 사랑과 공의의 싹을 틔우는 존재가 됩시다. "누가 갈꼬" 하시는 주님의 탄식 앞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고백했던 이사야처럼, 오늘 우리에게 주신 삶의 자리에서 거룩한 씨앗이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1. 이 땅의 '거룩한 그루터기'로 부르신 주님의 뜻 안에 살도록, 날마다 은혜와 힘을 주소서.
2. 5만여 한국교회와 전 세계에 퍼져있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위에 초대교회의 강인한 생명력을 주소서.
3. 주와 복음 위해 선교하는 21,621명(2024년 기준)의 한인선교사님과 가정에 복음의 능력을 부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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